2008년 6월 21일 두타&청옥산
며칠전부터 고민이다....
구라예보에 의하면 주말에 비가 많이 올것이란다....
예정된 컨디션 불량의 그 날짜까지 겹치는 구간이라...
왠지 선뜻 산행 잡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토요일 앞두고....다리가 무겁지만 아직 몸도 괴안코...비도 오지 않는다는 구라예보를 믿기로 하고
미리 마감이됐는지 안됐는지 찜해둔 두타&청옥 종주를 신청해버렸다...
금요일....
요즘 친정 엄마와 아빠 두분이 다 편찮으시기에...
자주 들락 거리며 효녀인척을 하는지라...
금요일도 퇴근과 동시에...엄니네 가서...
이것저것 바삐 아쉬움만 가실정도로 해 드리고 돌아와 배낭을 꾸리기 시작했다...
혼자 가는 산행은 늘 "간단명료" 이다...
그렇게 집을 나서...밤 11시 버스에 올랐다....
모처럼 버스가 헐렁하다....덕분에 두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는데...
너무 넓어 그런가...좀더 좋은 자세를 구사하기 위해 뒤척이다...날밤샜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동해시 미로면 댓재....3시 30분
눈만 부시시 뜨고...배낭을 지고 버스에서 내동댕이 쳐진 일행들은
어디에 홀린듯 그렇게 산속으로 향한다...
5분 정도 산을 올랐는데...갑자기 깜깜해진다....헉스...헤드렌턴 베터리가 나가버렸다...
"어라"...하다....걍 앞선 사람 뒤를 바짝 쫒아간다....
당황하지 않는 나한테 내가 당황한다...많이 컸군...ㅋㅋ
그렇게 오르다 햇댓동 갈림길....↙↘모양의 갈림길... 직진길이 아니고...역으로 내려가는길인데...
오늘따라 산에 사람도 없고....한없이 내려가는 길이 자꾸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든다...
그래도 걍 가는거지....다 이유가 있기에 이정표를 만들어 놓았으리....
그렇게 한참을 내리막을 가고...또 내려가다 다시 오르막....
세상이 밝아 오는 것인지..아니면 내 눈이 어둠에 적응이 된것인지...
흐릿하게 나무들이 그림자를 토해낸다....
길과 나무의 구별이 가더니....돌과 흙이 구별이 되고... 나무의 잎과 줄기가 구별이 간다...
어느정도 땀을 흘리니 산은 나에게 보상을 해 주듯...여명으로 운무에 쌓인 산하를 내려다 볼수 있는 부상을 준다...
늘 봐도 봐도...감탄은 여전하다...
이 이른 새벽 내가 여기 올라 이런 장관을 느낄 수 있음에 다시금 감사하며...산을 걷는다
오늘따라 산이 할랑한건지...원래 이 곳에 사람이 적은 것인지...너무도 한산한 산...
앞에 댓명이 앞장 섰는데....그 중 한분의 감탄이 너무 심하다....
.....................
이른 새벽
나는 산을 그렇게 사람의 소리로 깨우고 싶지는 않다...
바람소리와 물소리가 밤을 키키고
새소리가 여명을 물어다 놓으면
꿈틀거리며 기지개피는 산하가
붉은 해를 틔워 산을 깨우게 하고 싶다
....................................................................
앞사람들과 사이를 벌리기 위해....
여명을 좀더 바라다 보고...나무도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며
간격을 만드니...들썩이던 세상이 다시 그 모습으로 차분해진다...
그렇게 두타산에 오르고....
다시 긴긴 길을 걸어 청옥산에 오르는데....
그 어떤 장엄함도...웅대함도...기백도 느끼지 못하고...
이장한 묘의 빈자리와....산 짐승의 오물과
사람 겨우 한명 지날 만큼의 공간을 헤치고 또 헤치고...
인적도 없는 이 산을 나는 걷고 또 걷고....
스스로에게 반문한다...."왜 이렇게 가는것인가?".....우문이다
산이 나에게 대답해준다...."네가 여기 있기 때문에..."라고....현답이다...
청옥산 정상을 지나...고적대에 오르니...탁트인 조망으로 지금까지의 수고를 치하해준다...
그렇게 고적대를 지나...다시 가파른 내리막과 오르막....
옆으로 철쭉 군락이 숲을 이뤄 겨우 한명 빠져 나갈 정도의 험난한길...긁히고 뜯기고...
아~ 5월이라면 눈호사라도 누렸을텐데...라는 원망이 살짝 들 정도의 고행
그렇게 깊은 산중을 겨우 빠져 나오니...무릉계곡의 끝에 닿았다...
너무도 반가워...신발을 벗어 던지고 몸을 닦고 발은 담그니....
오호~ 여기가 무릉도원은 아닐지라도...무릉산중이로구나....
인간이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간단 한 것인데...
늘 어렵게 찾으려만 한 것은 아닌지....
이제 계곡을 따라 유람하는 일만 남았다...
시간도 너무 널널하게 남았다...그 덕에 계곡에서 많은 시간을 여유롭게 보내는데...
비구름이 살짝이 몰려 오려나보다...넓게 펴 놓은 내 마음을 아쉽게 주섬주섬 담아 하산...
다 내려와 삼화사에 들러 구경도 하고....약수로 목도 축이고...
주차장에 내려왔는데도 시간이 널널....에공....
암벽등반한 사람 두어명 빼고는 아직 내려온 사람이 없다...
주최측의 배려로 음식점에 딸려있는 사택에서 샤워도 하고 여유롭게 산아래서 산을 감상할수 있었다....
................
한번쯤 해 볼까했던 백두대간....
과연 내가 해도 될까? 하는 생각이 살짝이 든다...
몸 뿐만 아니라 맘도 준비가 되었나 하는.....
여명이 밝아오는 운무의 산하
잠시 쉬었다 일어서는데...향이 나서 다시 돌아보게 잘려나간 나무의 밑둥....
내가 이름 붙인 나체나무....새벽빛에 부끄러운 것인가?
두타산 정상석....
울창한 숲풀림....여길 헤치고 갔으니....
노래가사에 울고넘는 박달재라고 했던가?....
그런데 왜 울고 넘는지?...너무 험해서?..아니면 이별이 아쉬워??
다른 가사는 통 생각이 아닌다...
정상석 만큼이나 그 멋스러움이 없는 청옥산 정상....
너무 실망스러웠던...정상이라고나 할까?....
잠시 숲을 이탈해 내려다 본 조망...운무가 무섭게 움직이고 있다...
고적대 정상...사람 한명 겨우 오를 수 있는 가파른 곳에 올라보니 고적대 정상석이 준비되어있다...
절벽과 그 사이 골짜기로 몰아쳐 올라오는 운무~
장관이다.....
고적대를 지나 하산길....여기는 그마마 경사도가 약해서 다행..
조금 더 지나서는 경사도 심하고 험난하기 그지없다...
늦게 자리를 편 아침겸 점심....
산에서 맞이하는 식탁은 늘 진수성찬이다...
온갖 자연이 내 식탁위에 내려 앉으니...
무릉계곡의 위풍~
삼화사의 대웅정과 그 옆으로 불상...그리고 그 앞에는 삼층석탑이 자리하고 있다...
삼화사의 연못에 핀 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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