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18일 정선 민둥산
중산초등학교~ 민둥산~발구덕~중산초등학교
주로 토요일에 산에 가기 때문에 금요일 저녁은 대체로 약속을 피하고 일찍 귀가해
배낭을 꾸리며 작은 설레임을 즐기곤 한다...
이번 금요일도 일찍 귀가해 이것 저것 밀린 소일거리를 하고선
내일 민둥산이 너무 널널할 것 같아 오늘 밤 무리를 해도 될 것 같아
한동안 손 놓았던 바느질거리를 늘어놓고 앉아있는데
날은 왜 그리고 우중충한지...그놈의 몹쓸 안개가 사람을 감성적으로 만들더니
결국 술 한잔 하게 만들었다...
술 한잔 하고 잠들었으면 좋으련....몬 객기가 발동했는지...
펼쳐 놓았던 바느질거리 내충 다 마무리 짓고 보니 새벽 3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
아무리 가벼운 산행이라 하여도 새벽 버스시간은 놓치지 말아야지 하면서 잠들었는데...
알람이 울리고 시간이 잠시 지났나싶었는데...
이런...눈을뜨니 6시 15분...6시 40분에는 집을 나서야하는데...
담아두었던 반찬 넣고 커피 포트에 물 끓이고 눈꼽떼고....
그런데...이건 또 몬일인지..밥 예약시간을 잘못 맞춰놓았는지...
밥이 이제 칙칙거리며 끓고 있으니....이구...
걍 햅반 사다 놓은 것 데워 담고....그리고 미친 듯 뛰어가며
지하철로 늦지 않을까?...택시를 탈까?...어쩌나?..하며 생각이 마구마구 엉키는데
이거 모하는 짓인가 싶다...
에구...걍 버스 놓치면 가까운 산에 가지 모...걍 선불금 떡 사먹었다 치고 쉽게 가자 포기하니
맘이 한가해진다...덕분에 지하철이 때맞춰 와주고...환승도 잘 맞아 떨어지고..
무려 10분이나 여유있게 도착하게 되었다...
그렇게 버스에 오르자마자 골아떨어져 정신없이 해드뱅잉을 해대는데
졸다 놀랠 때마다 황금빛 논이 눈에찬다....아 좋다~
그렇게 도착한 곳이 정선...현수막에 에드벨룬에 하얀천막들이 즐비하다...
아~ 오늘도 장날되긋다...하며 버스에서 내렸는데...관광버스가 주차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한꺼번에 쏟아져내린 인파는 개미때처럼 줄을 이어 민둥산을 오르고 있다.....
아~......나는 한참을 아래서 화장실도 갔다...없는 수돗가 찾아 손도 씻고...느리적 거리며
인파가 한번 쓸려 가기를 기다려 조금 한가해지는가 싶어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중산 초등학교에서 조금 올라가자 길이 세갈래가 나온다...
왼쪽은 완만한길이고.... 오른쪽은 조금 더 돌아가는 길...그리고 가운데는 바로 올라치는 길....
나는 잠시 짱구를 굴려 가운데 길을 택했다...그렇게 약간은 빡쎈 길을 올라치는데
여자 두분이 한분의 등을 두드며 옆에서 안절부절 하고 계신다...
이넘의 오지랍....체하셨나요?...따드릴까요?...하고 말을거니
반색을 하시며 반가워라 하신다....
양손 다 따 드리고 등도 두드려 드리고 소독도 해 드리고 ....매실차도 마시라 드리니
몇번을 감사하다며 인사를 하신다...
천천히 구경하면서 오르세요~ 라는 말을 남기고 나는 또 다시 내 길을 걸었다...
그렇게 한시간 정도를 나무그늘 깊은 숲길을 걸어 올라가니 탁트인 억새밭이 나를 맞이해준다...
그런데 거기엔 억새만 많은 것이 아니라 사람도 새까맣다....헉
정상석은 차지할 엄두도 못내고 걍 바로 넘어 다시 걸었다...
민둥산을 바라보며 멀리 길이 놓여져 있다....그 길을 돌아 정상으로 다시 올라 내려가야하는데
그리로 가고 싶지는 않다...샛길로 빠져 들었는데...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미끄러운 경사길을 돌아 한참을 내려가니 삼거리 갈림길....
거기서 중산 초등학교쪽 오른길로 들어서니 호젓하다...
고냉지 배추를 방목하듯 키운 밭이 넓게 자리를 차지하고...
그 길을 따라 가는길에 집들이 두서너체 보이는데 거의 폐가이다...
그렇게 좀더 내려가니 장승들이 몇개 서 있고 서낭당이 있다...
마침 거기서 산으로 부터 호수를 심어서 물이 콸콸 솟는 호수를 발견하고 어찌나 반가운지...
민둥산이 아니라 먼지산이 더 어울릴 정도로 먼지를 뒤집어쓴 상태라...
얼굴도 씻고 옷은 거의 빨다시피 먼지를 털어대니 조금은 제 때갈을 낸다...
그렇게 사위를 여유롭게 둘러보고 다시 내려가는데...갈수록 길이 좁아지고 희미해지며 무덤이 여러개 보인다...
아차...여기가 아니로군 하는 생각은 드는데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꽤가 난다...
그래서 택한것이 바로 아래로 내려치자...였는데...이것이 나의 오류였다...
거의 절벽 수준에 가까운 경사길에...길은 거의 밀가루 같은 고운 흙길이라 걸릴 것 없이 미끄러지는데
겨우겨우 나무에 매달려 내려서니 계곡에 닿아서야 너머로 길이 보인다....에효~
길이 보이니 여유 아니 여유가 생기며 겨우 졸졸 흐르는 물에 손을 담궈본다...
그렇게 겨우 산길위에 다시 올라 걷는데...너무도 한적하니 좋다....
아차~ 그러고 보니 점심 먹는 것도 잊었군....하는 생각이 드는데 자리 잡을 만한 공간이 없다...
그래 아까 올라올 때 초등학교가 있었지?....
학교면 분명 등나무가 있을 것이고 그리고 그 아래 밴치도 있을거야...이렇게 추리하고
하산....
마침 학교는 개방되어 있었다...
학교 밖은 아수라 난장판인데 학교 안을 들어서니 절간이 따로 없다.
교문 입구엔 등나무가 안보여 한참 안으로 들어가니 역시나 등나무가 있고 그 아래 밴치도 있다.
난 여유롭게 자리를 펴고 .....붉은 산과 ...30도 정도 기울어진 태양과의 겸상을 받아들었다.
경사가 심한 오름길....그래도 곧게 뻗은 나무 덕분에 잠시 내 다리를 눈속임 할 수 있었다.
잠깐 옆으로 한 눈을 파니 산이 불타고 있었다...
산길의 형태....밀가루 같은 고운 흙가루 폴폴 날리고 그 밑에는 반질반질 닳은 돌이 살짝살짝 빛을 낸다
어떤 돌이지? 석회석 같기도 하고....??
드뎌 눈에 띄인 억새.....붉게 물들어 내리는 산과 파란 하늘과 하얀 억새의 조화로움이란
모두를 감탄하게 할만하다...
갈대밭의 시작점...
더이상 그 이름이 민둥산이 아닌 인산....
그래도 멋있는 억새와 물들어가는 산...
지나가는 이의 손을 빌려 한장....나도 되갚음으로 서너장 찍어줬당...이게 상부 상조겠지?...후후
능선의 길이 다 들어나 보인다...
나물 채취를 위해 산에 매해 불을 놓아 이렇게 민둥산이 되었단다.
왼쪽이 민둥산 정상....정상을 넘어와 한장...
서낭당...표기로는 성황당과 장승....찍고나서보니 사진이 참으로 좋다...
약간은 코믹스러우며 조화롭다...
을시년 스럽다기보다는 한폭의 그림같은 풍경...
배추밭도 구경하고...
호젓한 산길...
자연은 한폭의 그림과 같다.
남은 낙엽과 나무와 뒷 배경의 산과...거기에 잘 스며든 햇살의 조화스러움...
너무도 좋아 담고 또 담고 담아보았다....
하산길인 발구덕
이름이 코믹스럽다....무슨 뜻일까? 궁금하다.
학교 등나무...나의 점심식사 자리를 제공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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